수저세트 판촉물 어디서 하나
수저세트 판촉물 어디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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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과 끝에는 그 녀석 ‘곰’이 있었다. 햇살 따뜻한 봄날, 먹성 좋은 곰은 콧속을 간지럽히는 달콤한 냄새를 쫓아 산딸기가 가득 실린 트럭의 짐칸에 몰래 올라탔다. 냠냠 쩝쩝. 트럭의 산딸기를 몽땅 먹어치우고는 그대로 쿨쿨 잠에 빠져들었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처럼 자신이 살던 숲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도 모른 채.
트럭을 탄 곰이 도착한 새로운 숲은 ‘빌딩 숲’이었다. 도시는 흥미로운 냄새로 가득했지만, 가장 맛있는 냄새는 이미 고양이나 비둘기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배회하던 곰은 공원의 벤치 위에서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를 발견했다. 산딸기를 훔쳐먹던 노하우를 발휘해 살금살금 다가가 순식간에 샌드위치를 해치웠다.
완전범죄인가 했는데, 등 뒤에서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뿔싸. 공원 애견보호소 안의 수많은 강아지들에게 범행 현장을 들켜버린 것이다. 깜짝 놀란 곰은 꽁무니가 빠져라 공원 밖으로 뛰다가 키 큰 나무 꼭대기에 올랐다. 그 나무는 숲으로 돌아가는 배의 돛이었다. 곰은 그렇게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사실이 아니다.
도서관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의 원서 부제에는 ‘연약한, 부서지기 쉬운’을 뜻하는 형용사 ‘fragile’이 들어 있다. 도서관이 그만큼 취약하고 불안정하다는 뜻이겠다. 영국 역사학자 두 사람의 공저인 이 책은 “최초이자 최고의 학문 아카데미”였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부터 21세기의 디지털 중심 도서관까지 도서관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인류 최초의 도서관인 아시리아 제국의 점토판 도서관을 필두로 도서관은 으레 시간의 흐름 속에 쇠퇴와 소멸의 운명을 맞았고, 그렇게 하나의 도서관이 무너진 자리에는 이내 새로운 도서관이 들어섰다. “파괴와 재건의 끝없는 순환”이 곧 도서관의 역사였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재현을 꿈꾸었던, 콜럼버스의 아들 페르난도 콜론, 불세출의 인문주의자였음에도 숨질 때 장서가 겨우 500권에 불과했던 에라스뮈스, 옥스퍼드대학 도서관을 유럽 최고의 공공도서관으로 만든 토머스 보들리, 미국과 영국에 3000곳가량의 도서관 설립을 지원한 앤드루 카네기 등 도서관의 역사를 일군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세계도서관기금’을 만들어 공공도서관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 빌 게이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영감을 얻었노라 밝힌 아마존과 구글 등의 디지털화 흐름 앞에 21세기의 책과 도서관은 정체성과 존재 이유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들은 특유의 뛰어난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으로 책과 도서관이 현재의 위기 역시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의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옹알이를 하던 아이가 단어와 문장을 말하기 시작하면 어른들은 찬탄한다. 그 아이들이 어느 순간 거짓말을 시작하면 어른들은 걱정한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곰의 여정 끝에 숨은 반전은 우리의 상식을 전복한다. 거짓말이 반드시 해악이 아니며, 거짓말의 순기능은 ‘상상’이라는 것을 재치 있게 보여준다.
스토리텔링은 보지 않은 것을 상상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려면 허구의 배경과 인물을 정하고, 그물을 엮듯 서사를 이어가야 하는데, 상상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어린 자녀가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는다면 ‘이 녀석, 상상력이 좋구나’ check here 생각하며 너그럽게 봐주자특별한 이야기꾼으로 성장하는 중일 테니까.